‘F64’의 또 하나의 특징은 탭하우스 자체가 갤러리라는 점이다. 사진작가였던 변성진 대표의 크리에이티브함을 살려 스튜디오 겸 갤러리로 활용하고 있다. 전시공간을 원하는 아마추어 작가들에게 갤러리를 무료로 대관하고, 탭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에게 문화와 예술을 소개하는 성북동만의 로컬씬을 만들어가고 있다. 

“‘F64’는 카메라 조리개 숫자를 말해요. 근경, 중경, 원경이 섬세하게 표현되는 대형 필름카메라 렌즈의 최소 조리개값이 F64거든요. 카메라의 조리개는 섬세하게 관리되어야 하는데요. 맥주도 그렇게 세심하게 관리하겠다는 뜻으로 만든 이름이에요.”

이름의 의미처럼 탭도 특별하게 디자인했다. 사진작가로 활동했던 변 대표가 실제로 가지고 있는 카메라와 도구들 15개를 목공소에 부탁해 하나하나 직접 깎아서 만들었다. 문화와 크래프트 정신을 잇겠다는 변 대표의 뜻이 세심하게 담긴 포인트다. 

탭에 정성을 들인 만큼 맥주를 소개하는 데에도 진심이다. 탭이 15개나 되기 때문에, 유명하고 잘 판매되는 맥주들을 둘 법도 한데 ‘F64’의 SNS에는 새로운 맥주가 입고되었다는 소식이 자주 들려온다. 

“제가 생각하는 탭하우스의 크래프트 정신은 ‘로테이션’이에요. 맥주 맛이 기기의 위생 상태에 따라 좌우되거든요. 그래서 로테이션을 계속 돌리려면 손이 많이 가는데요. ‘크래프트’라는 건 좀 귀찮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진하고 맥주하고 비슷한 지점이죠. 사진도 굉장히 민감한 작업이거든요. 암실에서 하는 필름 작업은 물 온도, 먼지, 위생 관리가 중요한데 맥주도 똑같아요.”